뜬금없이 왠 매직더게더링 이야기인가... 싶은데 최근 하스스톤을 플레이하면서 어떤 덱이 좋은가... 라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러다보니 불현듯 예전 학생시절 매직더게더링에서 사용하던 덱이 생각났는데... 스타더덱을 사면 사는 족족 그대로 본인의 덱에 추가하거나, 공격력과 방어력 혹은 비주얼이 좋아보이는 생물만 구겨넣은 잡덱이었드랬다...


어쩜 하스스톤 덱을 구성하면서 그때와 어찌 이리도 똑같은지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그렇게 짜놓은 덱으로 아무리 대전을 벌여도 다른 사람의 승리를 위한 제물에 지나지 않았던 나는 본인의 실력이나 운 차원의 문제가 아닌, 덱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원래 남 탓하는 건 사람의 본능이잖은가...) 덕분에 이것이야말로 나만의 필승법이라 부를 수 있는 덱을 짜는데 성공했다.



본인으로썬 '우르자의 화염'이라고 불렀던 덱이다. 매직더게더링에는 우르자 관련 건물 카드 3종이 있는데, 이 3종이 있으면 3장의 카드로 매턴당 무려 7개의 무색 마나 수급이 가능해진다. 리니지로 치자면 엠틱셋 같은 거겠다. 동일카드를 4장씩 넣을 수 있으니 한 덱에 우르자 카드를 12장이나 넣을 수 있으며 필드에 모두 나오면 21개의 마나가 매턴당 생산된다.


물론 12장이 모두 필드에 나올 정도로 게임이 길게 진행되진 않지만, 평균 우르자 6장 사이에서 게임이 끝난다. 즉 3종 카드가 필드에 내려와 적용된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난다는 것.



그렇게 모든 걸 버리고, 생산된 마나는 상대 플레이어에게 직접 타격이 가능한 화염계열 공격마법의 공격력으로 전환된다. 그야말로 한방한방이 게임종료급의 데미지를 가진 마법인 것. 상대방의 HP는 겨우 20인데... 10~20씩 깎는 공격마법을 마구마구 쏠 수가 있다.


이 덱을 상대하는 적 플레이어의 진행 패턴은 이렇다.


초반부: 이걸 막기 위해선 초반에 말려야한다. 그러나 초반에는 너나 나나 둘다 약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도저히 말릴 수가 없다.


중반부: 중반에 되서야 간신히 말릴 수 있는데, 중반에는 말리는 게 아니라 숨통을 끊어놓지 않으면 도저히 답이 없다. 하지만 중반이 되면 화염마법으로 이미 얻어터지고 있거나 물마법으로 관광을 타고 있다...


후반부: 답이 없다. 원자분해, 파이어볼 같은 n/개 공격 주문이 매턴마다 날아온다. 가끔씩 변덕이 죽 끓어서 한 턴에 7점짜리 공격이 2번 날아온다... 첫번째 7점짜리 파이어볼은 주문무효화 같은 방어마법으로 막았는데, 두번째의 7점짜리 원자분해 공격은 주문무효화 마법 카드가 없어서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 그런데 바로 다음턴에 주문무효화 마법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들켜서 (전 턴에 안섰으니까...) 편하게 확신하고 14점짜리 파이어볼 공격을 해온다.


사실 갖고 있던 말던 그냥 계속 때려박을 뿐이다. 갖고있을 것 같으면 강약조절을 할뿐...

나중에 알아보니 실제로 외국 플레이어중 이것을 한참 전에 사용했던 사례가 있었던지라, 본인의 오리지널이라고 말하기엔 좀 그랬드랬다. 현재에 와서는 우르자 트론 덱이라고 부르는듯하다.


우르자의 효율성 있는 사용을 위해서라면 누구나 당연히 파이어볼이나 원자분해 같은 불마나 + 무색마나 마법덱을 생각해볼법도 하니... 뭐, 물론, 그 뒤로 개량을 거쳐 정말 확실하게,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매우 강력한 대마법사 덱을 완성했다.


기본적으로 우르자 광산 + 화염마법에 필요없는 대량의 불마나 카드를 최소한으로 줄이고(4~5장), 물마법과 물마나를 추가한 것이다. 매우 악랄한 덱이었다. 왜 개량을 해야했냐면 우르자 화염마법 덱의 헛점이 내 눈에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인데. 물마법을 기초로 한 생물덱에 운이 아주 안 좋으면 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번 파이어볼같은 공격마법이 상대방의 물마법 즉 주문무효화 인터셉트 카드에 봉쇄당하고 나서야 그런 패배의 시나리오가 머리 속에서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련한 것이 똑같은 매직 카운터였던 것. 물론 그 카운터가 방어에만 사용되었던 건 아니었다. 상대방의 행동을 원천봉쇄하는 역할이었다.


초반부에는 적당히 화염마법을 통해 상대방의 생물을 파괴하고

중반부에는 적당히 주문무효화 물마법을 통해 상대방의 행동을 봉쇄하고

후반부에는 적당히 모아진 우르자 마나를 공격력으로 전환해서 주문무효화를 시키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화염마법 공격을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대마법사다. (빙계마법인 마햐드와 화염바법인 메라조마를 합쳐 메드오라를 쏘는 포프가 연상된다)


덱에는 숲, 빛, 흑 마나 카드 혹은 생물카드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으며 대충 구성은...


산마나 5%

물마나 10%

화염공격마법 40%

물방어마법 20%

우르자 카드 30%


이라는 느낌이다. 한 판 해보고 나서 지게 되면 화염공격마법과 물방어마법의 비율을 10%씩만 바꿔주고 (공격력이 부족해서 졌다 싶으면 화염마법을 늘리고, 상대방을 억누르는 힘이 부족해서 졌다 싶으면 물마법을...) 다시 하면 어지간하면 계속 이긴다.


그래도 지면 10%를 더 바꿔준다. 나같이 멍청한 녀석에게 어울리는 실로 심플한 공수전환인 것이다. 이게 왜 통했냐면 사실 학교에 올 때 카드 전체를 들고 올 순 없고, 덱 짜놓은거나 한통 들고 오기 때문에 카드에 변화를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들고와봐야 펼쳐놓고 큰 변화를 추구하다간 일만 커지게 된다. 선생님들한테 들키면 일이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인데... 나같은 경우는 소량의 카드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크게 변화하는터라 편하게 공방력 오라(?)를 조절할 수 있었던 그야말로 스왑의 승리라고 볼 수 있겠다. 가끔씩 물마나가 뜨는 생물을 넣기도 하는 변칙성 플레이를 통해 물리적인 방어력도 있다는 걸 인식시키는 심리전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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